비건가죽 그 이상의 가치 < Mushroom >

비건이란 과일과 채소 등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일컫는다고 한 바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먹을 수 있는 음식군에 균류도 포함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식용 균류로 버섯을 들 수 있겠습니다.

습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에서 기생하면서 때로는 독을 품고 화려한 외모로 우리를 유혹하여 치명상을 주기도 하는 버섯… 생각해 보니 70, 80 세대를 풍미하던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포자를 날리며 종종 주인공 ‘폴’을 방해하던 ‘버섯돌이’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생각되던 버섯이 윤리적 소비라는 시대적 소명과 함께 그간 몰랐던 진정한 가치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바로 먹을 것에 그치지 않고 지갑 이나 가방 등을 만드는데 쓰여진다는 것…다만, 우리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버섯 성체가 아니라 균사체로 인공가죽을 만든다 합니다. 다시 말해 , 버섯의 균사체를 일정하게 배양하고 가공하면 가죽 질감의 원단(일명 버섯 가죽)으로 변모한다는 것인데…참으로 훌륭한 발견입니다.

버섯 가죽을 제작, 양산…다시 말해 상용화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 보입니다. 즉, 블루오션이라는 뜻이죠. 특히, 버섯 가죽은 다른 비건 가죽에 비해 그 원재료(버섯 균사체 배양)를 얻는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2주 이내) 하는데요, 그 기술이 좀 더 보편화 되어 글로벌 생산능력 마저 갖춰진다면 기존 동물가죽과 인공가죽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전망이 틀리지 만은 않은 듯, 비싸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어느 한 명품 브랜드가 가방을 만드는데 버섯 가죽을 사용했다는 뉴스도 보입니다. 명품 브랜드 역시 동물윤리나 환경부담 등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지금 이 시대에, 그들이 그간 사용해왔던 동물가죽을 대체할만한 소재로 버섯 가죽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요. 상당히 고무적 일이라 생각되는데, 유행을 이끄는 명품의 선택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며 관련 업계의 나비효과가 되길 바랍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로 미국 2곳, 인도네시아 1곳이 눈에 들어 옵니다. 발 빠른 국내 한 대기업은 미국 업체에 거액을 투자했다 합니다. 참고로, 인도네시아는 버섯 뿐만 아니라 다른 비건 가죽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은 이렇게 3강 구도로 보입니다만, 국내 한 벤처기업도 버섯 가죽 개발에 성공했다 하니 앞으로 4강 구도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앞선 글에서 말한바 있지만, 비건가죽이 모든 동물가죽을 대체하기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축산 제품을 만들고 남는 가죽이 버려진다면 오히려 환경에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 비건가죽은 가죽을 얻기 위한 사육을 줄여 동물복지에 기여하고, 가죽 생산이나 폐기 과정에서 예상되는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아이템이라 하겠습니다.

버섯 가죽을 개발한 미국의 한 업체는 버섯 가죽SDGs의 지속가능소비(목표12)와 기후변화(목표13)에 기여할 수 있다 합니다. 이건 좀 보수적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경제성장(목표8), 산업혁명(목표9), 그리고 지속가능도시(목표11)에도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버섯 가죽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버섯 향이라도 느껴지는지 좀 궁굼하긴 합니다. 만약 주변에 먹을 것이 없다면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뜯어 먹든지 삶아 먹을 수 있을지….이것 또한 궁굼하네요.

 

♦ 출처 : 연합뉴스, KISTI, WWD Japan(1, 2), Vogue Korea, MYCEL, TRANS, my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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